[북유럽 여행] 50대 부부 1일차 – 스톡홀름 공항 도착, 첫날 Radisson Blu Arlandia Airport 호텔 숙박 후기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왔던 북유럽 여행이 드디어 현실이 되었어요.
언젠가는 꼭 가보자고 마음만 먹고 있었는데, 올해는 더 이상 미루지 않기로 마음을 단단히 먹었습니다.
미리 호텔과 렌터카 예약까지 해두니 한결 든든했지만, 막상 출발 날짜가 다가오자 여기저기서 예상치 못한 일들이 생겨서 하루하루 정신없이 흘러갔어요.
비행기에 몸을 싣고서야 남편과 저는 이제 정말 떠나는구나, 하는 실감이 났습니다.

스톡홀름 Arlanda 공항에 도착하니 흐린 하늘에서 부슬부슬 비가 오락가락하고 있었습니다.
차가운 공기가 금세 살갗으로 스며들어, 긴소매 셔츠 위에 가볍게 챙겨온 레인 재킷을 꺼내 입었어요.
낯선 공기에 긴장이 되면서도 왠지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설레더라고요.
입국심사는 생각보다 간단했고, 공항 직원들도 친절해서 부담 없이 절차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도착 첫날은 무리하지 않기로 했어요.
시차와 장거리 비행으로 쌓인 피로를 먼저 풀고, 새로운 땅에 천천히 몸을 적응시키는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공항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10분쯤 달려 도착한 Radisson Blu Arlandia Airport 호텔은 외관만 보면 조금 오래되어 보였지만, 안으로 들어가자 깔끔하게 리노베이션된 로비가 저희를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이 호텔을 첫 숙소로 고른 이유는 아주 단순했어요.
바로 옆에 렌터카 수령장이 있어서, 다음 날 아침 일찍 차를 받아 곧바로 여행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멀리 이동할 필요 없고, 숙소에서 천천히 아침을 먹은 뒤 여유롭게 픽업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어요.

긴 준비 끝에 드디어 시작된 여행의 첫걸음이라 그런지, 설렘과 감사함이 함께 스며드는 저녁이었습니다.


🌰 도토리 팁
북유럽 렌터카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도착 첫날은 공항 근처 호텔에서 하루 푹 쉬어보세요.
시차 적응도 되고, 다음 날 여유롭게 차를 받아 안전하게 여행을 시작할 수 있답니다.


Radisson Blu Arlandia Airport 호텔 숙박 후기

Radisson Blu Arlandia Airport 호텔 로비 전경
Radisson Blu Arlandia Airport 호텔 로비. 모던한 인테리어와 편안한 좌석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스톡홀름 Arlanda 공항과 아주 가까워서 24시간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점이 특히 편리했어요.
체크인은 빠르고 직원들도 친절해서 오랜 비행 뒤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방은 깔끔하고 조용했고, 따뜻한 조명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어요.

짐을 풀고 간단히 저녁을 먹으니, 시차 때문에 저녁 8시쯤부터 졸리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래도 오랜만에 느끼는 낯선 공기와 긴장감 덕분에 피곤함도 설렘으로 바뀌는 것 같았어요.

방에는 필요한 것들이 다 구비되어 있었어요.
바디워시, 샴푸, 컨디셔너가 각각 큰 통에 담겨 비치되어 있었고, 로션도 리필용 용기에 담겨 있었습니다.
고체 비누는 따로 없었지만, 샴푸와 컨디셔너가 분리되어 있는 것만으로도 북유럽에서는 꽤 고급스러운 편이에요.
여기 호텔들은 물비누 하나로 샤워부터 손 씻기까지 다 해결하는 곳도 많거든요.

그 밖에도 헤어드라이어, 다리미, 금고, 티 케틀, 인스턴트 커피, 냉장고까지 모두 준비되어 있었어요.
침대도 아주 편안했는데, 유럽 특유의 두 사람이 따로 덮을 수 있는 이불이 저는 참 좋았습니다.
두툼하고 포근해서 마치 한국 솜이불 같았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조식을 먹으러 내려갔어요.
이 호텔은 조식을 매일 오전 4시 30분부터 준비해두어서, 이른 비행이나 이동이 있는 분들도 여유롭게 드실 수 있을 거예요.
유럽 호텔답게 빵과 치즈, 햄, 샐러드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고, 여러 가지 빵에 버터와 잼을 곁들여 먹거나, 치즈와 햄으로 간단하게 샌드위치를 만들어 드시는 분들도 많았어요.

북유럽이라 그런지 훈제 연어와 절여진 생선도 있었는데, 신선하고 짭조름해서 빵과 아주 잘 어울렸어요.
베이컨, 소시지, 스크램블 에그, 삶은 달걀도 있었는데, 삶은 달걀은 반숙과 완숙 중에 고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제가 특히 좋아하는 수제 요거트도 있었는데, 과일을 곁들여 먹으니 더 맛있었어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디카페인 커피가 없었다는 거예요.
이제는 커피를 마시면 밤에 잠이 잘 안 오는데, 그날은 어쩔 수 없이 레귤러 커피를 한 잔 마셨습니다.
그래도 여행 내내 부지런히 걷다 보니, 매일 밤 꿀잠을 잘 수 있었어요.

오랜만에 먹는 호텔 조식이라 그런지 유난히 더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Radisson Blu Arlandia 호텔 객실에서 본 Jumbo Stay 비행기 호텔
Radisson Blu Arlandia Airport 호텔 객실 창밖으로 보이는 Jumbo Stay. 비행기를 개조한 독특한 호텔 전경이 인상적입니다.

아침에 창문 커튼을 활짝 열었을 때, 어제는 미처 보지 못했던 풍경이 눈에 들어왔어요.
호텔 앞에 커다란 비행기 한 대가 멈춰 서 있었는데, 순간 저게 뭘까 궁금해 찾아보니 ‘Jumbo Stay’라는 비행기 호텔이더라고요.
그렇게 가까이에서 보니 마치 영화 세트장 같았어요.
아쉽게도 올해부터는 더 이상 운영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다음 이야기 – 오슬로를 향해 떠나는 첫 여정

저희는 이번 여행에서 스웨덴에서 렌터카를 수령하고 곧바로 오슬로로 넘어가 노르웨이 일정을 먼저 소화한 뒤, 다시 스톡홀름으로 돌아와 여유롭게 머무르기로 계획했어요. 북유럽 4개국을 모두 둘러보려면 이동 동선이 정말 중요한데, 처음에는 스톡홀름을 먼저 둘러보고 노르웨이로 갈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노르웨이 중서부에 위치한 아름다운 항구도시 올레순(Alesund)에서 매년 하지에 열리는 ‘미드썸머 본파이어(Midsummer Bonfire)’가 올해는 6월 21일에 열린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어요. 1년 중 해가 가장 길다는 이 시기에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축제라, 그 풍경을 놓치고 싶지 않아 노르웨이 일정을 먼저 시작하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백야 현상 덕분에 해가 늦게 지니 하루에 이동할 수 있는 시간이 넉넉한 것도 큰 장점이었어요.

오슬로부터 베르겐, 프레이케스톨렌 트레킹 코스까지 노르웨이의 주요 도시와 자연을 충분히 느낀 뒤 다시 스톡홀름으로 돌아오면, 긴 여정을 마치고 마지막 며칠은 도시에서 편하게 쉬며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어요.

스웨덴 일정을 마친 뒤에는 렌터카를 반납하고 비행기를 타고 핀란드 헬싱키로 이동했습니다. 헬싱키에서는 도심을 구경하고 다음 날에는 하루 일정으로 배를 타고 에스토니아의 탈린까지 다녀왔어요. 다시 헬싱키로 돌아와 하루를 더 보내고, 마지막 날에는 비행기로 스톡홀름 공항에 도착해 공항 호텔에서 편안히 쉬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쉬움을 뒤로하고 미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었어요.

다음 글에서는 렌터카를 수령하고 본격적으로 오슬로를 향해 달려갔던 첫 여정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함께 북유럽 로드트립의 설렘을 느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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